BaseBall Story/Hitting

장타율(SLG)에 관한 오해와 진실

WaRa 2015. 1. 10. 10:45

수많은 야구용어 중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아마도 이 장타율이 아닐까 싶다.

 

흔히들 장타율이란 타자가 기록한 안타 중 2루타 이상의 장타가 차지하는 비율로 이해하기 쉬운데 이는 장타율이란 단어에 비율을 뜻하는 "율"이 들어가있기 때문이다.

 

장타율(SLG)은 영어로 Slugging Percentage 로 표시되며 그 계산법은 총 루타수를 타수로 나눈 비율인 (단타*1 + 2루타*2 + 3루타*3 + 홈런*4) / 타수 이다. 즉, 장타수 / 총안타수 가 아니며 타율이나 출루율같이 그 최대값이 1.000이 아니라 4.000이 된다. 극단적으로 장타율 4.000 인 타자라 하면 "쳤다하면 홈런" 인 타자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타율의 정확한 의미는 타율(AVG)처럼 장타가 차지하는 비율이 아닌 타수당 기대할 수 있는 "평균루타수"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한 듯 싶다.예를들어 어떤 타자의 장타율이 0.500으로 표시되면 안타 2개중 하나가 장타가 아니라 이 타자에게 타수당 0.5의 진루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2003년 심정수의 장타율은 0.720, 그는 역대 0.700이상의 장타율을 기록한 4명 중 한명이다.>

 


근래 타자를 평가할 때 타율(AVG), 타점(RBI)과 같은 전통적인 지표뿐 아니라 출루율(OBP)와 장타율(SLG)에 대한 비중이 많이 증가했는데 출루율은 타자가 "얼마나 자주 출루하는가"측정하는 것이고 장타율은 "한번에 얼마나 많이 진루하는가"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본래 의미인 "평균루타수" 뜻하는 용어로서 장타율은 또한 아쉬운 점이 볼넷(BB)과 몸에맞는공(HBP)이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현대 야구에서는 안타뿐만 아니라 볼넷으로 인한 출루 역시 중요시되고 있는데 장타율은 이 볼넷으로 인한 출루를 제외하고 있는 것.

 

따라서, 투수와의 수싸움에 능한 타자. 예를들면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있는 추신수나 엘지 트윈스의 이병규(7) 같이 선구안이 좋다고 평가되는 타자는 상대적으로 루킹삼진 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데 볼넷(BB)으로 인한 출루는 이 루타수에서 제외되고 있는 반면 삼진(Strikeout)은 꼬박꼬박 반영되니 장타율면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아마도 최초에 장타율이란 스탯이 고안된 것은 타자의 파워. 즉, "타자가 얼마나 멀리치는가"를 가늠해보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싶은데 당시 야구와 지금은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언젠간 장타율에 대한 개념이나 계산법이 수정되지 않을까 싶다.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10시즌 통산 장타율은 0.453이다.>

 

 

장타율에 대한 또 하나의 오해는 이 장타율은 흔히들 말하는 거포들의 전유물이 아니란 것이다. 물론 이승엽이나 이대호같은 홈런타자들의 장타율은 높다. (이승엽의 통산장타율은 0.582, 이대호의 통산장타율은 0.528)

 

그러나 이것은 이 타자들이 홈런뿐 아니라 기본적인 안타생산력이 높아서 평균루타수가 동반하여 올라간 것이지 타율은 안좋은데 장타 비중만 높다하여 장타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예를들어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을 거포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담장을 훌쩍 넘기는 강력한 파워가 없다고 해도 빠른 발을 이용하여 무수히 많은 안타를 생산한다면 비록 홈런없이도 장타율 (SLG)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가게 된다.

 

2014시즌 32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의 장타율은 0.557 이지만 7홈런에 불과하지만 201안타를 기록한 서건창의 장타율은 0.547 이다. 결론적으로 장타율은 거포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동일한 안타로 1베이스를 더 진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호타준족형 선수들도 충분히 장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대호의 KBO 통산장타율은 0.528, 그는 한국에서 3번의 장타율 수위에 올랐다.>

 

 

 

   장타율에 대한 기록


 

보통 A급 타자의 장타율은 0.500 이상으로 보며 타율 0.300, 출루율 0.400, 장타율 0.500 이상을 기록한 타자를 이상적인 타자로 보아 대개 팀의 중심타선에 배치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통산 장타율 1위는 "홈런왕" 베이브 루스 (Babe Ruth)로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22시즌동안 0.690 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2위는 테드 윌리엄스 (Ted Williams)가 19시즌동안 기록한 0.633 이며 3위는 베이브 루스의 동료였던 루 게릭 (Lou Gehrig)의 17시즌 0.632 이다.

 

단일시즌 장타율 1위는 배리 본즈 (Barry Bonds) 로 그는 2001년 0.863 이란 어마어마한 장타율을 기록했다. 기록만으로로 보면 정말 의심할 여지가 없는 역대급 선수이다.

<베이브 루스의 스윙, 엄청난 거구를 자랑한다.>

 

 

일본프로야구(NPB) 통산 장타율 1위는 오 사다하루 (Sadaharu Oh) 로 그의 통산 장타율은 0.634 이다. 그리고 단일시즌 장타율 1위는 2013 시즌 60개의 홈런을 기록하여 오 사다하루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경신한 블라디미르 발렌틴 (Wladimir Balentien) 의 0.779 이다.

<756호 홈런을 친 후, 오 사다하루 No.1번은 요미우리의 영구결번이다.>

 

 

<55번째 홈런을 친 후, 블라디미르 발렌틴은 아시아 최초의 60홈런 타자이다.>

 

 

한국프로야구(KBO)의 통산 장타율 1위는 삼성 라이온스의 "라이언 킹" 이승엽 선수로 현재까지 그의 통산 장타율은 0.585 이다. 단일시즌 장타율 1위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MBC 청룡의 감독겸 선수 백인천이 기록한 0.740 으로 딱 1년뿐이었지만 그의 타율과 장타율 기록은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그가 당시 한국야구에서 얼마나 압도적인 타자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2014년 한국프로야구의 장타율 1위는 넥센 히어로즈의  강정호로 그의 장타율은 안타깝게도 0.739. 조금만 더 쳤으면 백인천의 0.740을 경신할 수 있었는데 정말 한끝이 부족했다. 게다가 2015시즌부터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이 확실해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평화왕" 강정호, 2014시즌 그의 장타율은 아쉽게도 0.739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