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s Story/The Player

"진해수소폭탄"이라고? 이제부턴 "진해수호신"이다.

WaRa 2015. 9. 21. 17:27

"진해수소폭탄"이라는 어마어마한(?) 별명때문에 본의아니게 방화범으로 각인되버린 "진해수"는 2015년 7월 24일 3 : 3 대형트레이드를 통해 임훈, 여건욱과 함께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되었다.

 

1986년 6월생(만29세), 좌완투수인 진해수는 187cm, 85kg의 다소 마른 체격이며 부산 동산초, 경남중, 경남상고(현 부경고) 출신이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전체 50위)로 기아 타이거즈에 지명된 그는 당시 기아 타이거즈가 지명한 마지막 순번의 선수로 입단 동기로는 광주일고의 곽정철(1차 지명), 야탑고의 윤석민(2차 1라운드), 청주기공의 이범석(2차 2라운드) 등이 있다.

 

본래 그의 이름은 진민호였으며 진해수란 이름은 군에서 제대하면서 개명한 이름이다. 고교시절 뒤늦게 투수로 전향하면서 1년 유급을 선택한 진해수는 그때문에 2005년이 아닌 2006년이 되어서야 기아 타이거즈에 입단할 수 있었다. 입단당시 빠른 볼을 던지는 좌완투수로 기대를 모으긴 했으나 하위 순번에 지명된만큼 큰 기대를 받는 자원은 아니었으며 2006년 4.2이닝 ERA 11.57, 2007년 36이닝 ERA 6.75, 2008년 10.2이닝 ERA 5.06, 2009년 8.2이닝 ERA 10.38 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타이거즈 시절의 진해수, 출처 : 기아 타이거즈>

 

 

프로데뷔 후 4시즌 동안 1승 4패, 1홀드만을 기록한 진해수는 2009시즌 종료 후 상무에 입대했으며 제대후 현재 이름으로 개명과 동시에 다시 프로선수로서 활약을 다짐하게 된다. 군에서 복귀한 후 첫 해인 2012년 좌완 불펜요원으로 개막전부터 엔트리에 오른 진해수는 56경기 41이닝동안 1승 2패 6홀드, ERA 5.27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불안한 모습으로 "진해수소폭탄"이란 유쾌하지 않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좌완 유망주로서 많은 기대도 받게 되었다.

 

그렇게 팀의 좌완 불펜요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진해수는 이듬해인 2013년 김상현과 함께 송은범, 신승현에 대한 트레이드 급부로 갑작스럽게 SK 와이번스로 이적하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트레이드였음에도 새로운 팀에 무난히 적응을 마친 진해수는 팀 선배이자 자신에게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박희수와 함께 좌완 불펜요원으로 활약하였으며 "진해수소폭탄"이라는 요상한 별명대신에 "진해수호신"이라는 영광스러운 별명도 갖게 되었다.

<두번째 소속팀 SK와이번스에서 활약하는 모습, 출처 : SPOTV 뉴스>

 

2013년 72경기에 출전한 진해수는 2승 5패, 10홀드, ERA 5.55를 기록하였으며 2014년에는 무려 75경기에 등판하여 4패, 15홀드, ERA 7.16을 기록했다. 잦은 등판탓에 종종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평균자책점이 계속 높게 형성된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데뷔 후 5년간 7홀드에 불과했던 그가 2년 연속 10홀드 이상을 달성한 것은 나름 의미있는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LG 트윈스 불펜요원 중  2013년과 2014년 2년연속 10홀드 이상을 달성한 선수는 이동현뿐이다.

 

2015년 지난 2년간의 잦은 등판이 원인이었는지 시즌 초반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진해수는 7월 24일 다시 한번 트레이드를 되어 자신의 3번째 프로팀인 LG 트윈스로 이적하였다. 트레이드 발표당시 그는 지난해 8승 3패, 8홀드, ERA 3.80을 기록한 신재웅과 비교되면서 다소 자존심 상하는 평가를 받았지만 절대 손해보는 트레이드가 아님을 증명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레이드 전 SK 와이번스에서 단 12경기에만 출전하여 ERA 6.14에 그쳤던 진해수는 트레이드 후 23경기에 출전하여 1승 1패, 4홀드를 기록하며 ERA도 5.13으로 낮춘 상태이다. 간혹 제구가 안되는 경우 난타를 당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의 평균자책점이 높게 나타나는데 LG 이적 후 그가 실점한 경기는 단 4경기에 불과하다. 비록 2015시즌 팀 성적이 부진하기에 아직까지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진못하지만 그가 지난 2년간 SK에서 불펜 마당쇠로 활약하며 많은 경험을 쌓은만큼 특별한 부상만 없다면 내년시즌 트윈스의 좌완 불펜요원으로 충분히 좋은 활약을 기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끔 기복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진해수, 출처 : LG 트윈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주로 좌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그가 좌타자 상대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올시즌 114명의 타자를 상대로 0.242의 피안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진해수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74, 그에 반해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72에 불과하다. 2015시즌 진해수가 허용한 피홈런 2개 역시 모두 좌타자에게 내준 것이다. 이렇게 진해수가 좌타자를 상대로 좀더 많은 피안타를 내준 것은 SK와이번스로 이적한 후부터이며 아무래도 그의 구종 선택이나 볼배합에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5시즌은 진해수에게도 현 소속팀 LG 트윈스에게도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다. 트레이드 전까지 그는 지난 2년간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으며 이적한 후에도 팀 성적이 계속 부진한 탓에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줄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2016시즌은 이제 만 30세가 되는 그에게 더없이 중요한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마무리 투수였던 봉중근이 선발로 전향했기 때문에 좌완불펜 요원으로는 윤지웅과 진해수만이 남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원하던 원하지않던 간에 내년시즌 진해수는 윤지웅과 함께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처럼 그가 시즌당 70경기 이상을 소화할 일은 없어보이지만 대신 상대팀의 강한 좌타자들을 집중적으로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있어 어떤 역할이 더 자신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의 역할이 그가 좌완투수로서 훨씬 더 롱런할 수 있는 길일 것으로 생각한다. 즉, 경기 중,후반 강한 좌타자들을 그가 봉쇄할수만 있다면 그는 더이상 "진해수소폭탄"이란 우스꽝스런 별명이 아닌 LG 트윈스의 "진해수호신"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LG 트윈스의 "진해수호신"이 되기를, 출처 : LG 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