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 야구를 시작한 김동주는 포수를 제외한 전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다. 고교시절에는 주전 유격수이자 투수로도 활약을 했는데 고교생임에도 145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타고난 재능이었다.
하지만 타격능력은 그보다 더 넘사벽이었는데 어떤 대회에서는 4할이 넘는 타율에 홈런이 안타보다 많았다고 한다. 그 많은 안타가 대부분 홈런이라니 이건 뭐.. 게임에서나 나올 수 있는 캐릭터였던 것이다.
<고교시절 선수단 대표로 선서하고 있는 김동주>
배명고 2학년 무렵이던 1992년 김동주는 훗날 두산에서 재회하는 선배 이경필과 함께 투타에서 맹활약하여 약체 배명고를 전국대회 3관왕으로 만들었다.(봉황기, 황금사자기, 전국체전) 특히 봉황기 대회에서는 총 18개의 홈런으로 단일리그 최다홈런 기록을 수립했으며, 그 해 크고 작은 모든 대회에서 기록한 홈런이 60개가 넘었다고 한다.
특히 가을리그 충암고와의 경기에서 0 : 8 로 뒤지고 있는 도중 만루홈런 2방으로 동점을 만든뒤 연장에서 끝내기 3점홈런으로 승부를 끝낸 경기는 거의 전설처럼 지금까지 올드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고교시절 투수로도 맹활약했던 김동주>
졸업 후 당연히 프로에 갈것으로 예상됐지만 김동주는 뜻밖에도 고려대로 진학했으며 1998년에 4억5천만원이라는 최고대우를 받으며 OB 베어스에 입단하였다. 당시 주사위 게임이라는 이상한 신인 선발방식에서 매번 패배하면서 늘상 신인최대어를 엘지에 양보해야 했던 베어스 팬들의 한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1998년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해태를 상대한 김동주는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화려하게 신고했다. 이미 자리잡고 있던 심정수, 그 해 영입한 타이론 우즈(Tyrone William Woods)와 함께 김동주는 "우-동-수 트리오" 라고 불리는 공포의 타선을 구축하며 125경기 타율 0.265, 홈런 24개, 89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조금 부족했지만 신인 최다홈런을 치며 강타자로서의 포텐을 마음껏 발휘했지만 아쉽게도 그해 신인왕은 현대 유니콘스의 김수경이 차지했다.
<1998년 결성된 우-동-수 트리오는 85홈런, 265타점을 기록했다.>
1999년 3루수로 완전히 포지션을 변경한 김동주는 타율 0.321, 22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완전히 팀내 간판선수로 등극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3년까지 5년 연속 3할 타율과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했다.
2000년은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타율 0.339, 31홈런, 106타점을 올리며 리그를 지배했다. 특히 5월 4일 잠실에서 롯데투수 에밀리아노 기론(Emiliano Giron)으로부터 150m짜리 엄청난 장외홈런을 뽑아냈는데 이 홈런이 잠실구장 첫 장외홈런이었다. 그해 우동수 트리오는 도합 99홈런, 308타점을 기록했다. 중심타자 3명이 평균 33홈런 103타점을 기록한 것이다. (ㅎㄷㄷㄷ..)
하지만 이런 활약에도 불구 현대 유니콘스의 18승 트리오에 막혀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했다. 현대가 우승한 것보다 이렇게 치고도 우승을 못했다는 것이 더 놀라운 시즌이었다.
<종합운동장역 5번출구 앞에 있는 김동주 장외홈런 기념판>
2001년 부상으로 고생하면서도 김동주는 타율 0.324, 18홈런, 62타점을 기록하며 분전했고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상대한 김동주는 4차전에서 프로원년 팀 선배인 김유동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시리즈 만루홈런을 기록하는 등 결정적인 활약으로 기어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 2001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은 김동주에게는 최초의 한국시리즈 우승이었고 두산 베어스의 통산 3번째 우승이었으며 지금까지 마지막 우승이다.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김인식 감독님의 자세가 매우 인상적이다... ㅎㅎㅎ>
<김동주 통산 성적, 출처 : koreabaseball.com>
김동주의 현재까지 한국프로야구 통산 성적은 위와 같다. 그는 통산 4번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뛰어난 수비실력을 갖춘 국가대표 부동의 3루수였으며 한국프로야구에서 16시즌 1,625 경기에 출전하여 통산타율 0.309 로 8위 (1위는 0.331의 장효조), 통산홈런 273개로 9위 (1위는 390개 이승엽), 통산타점 1,097개로 4위(1위 1,389개 양준혁)를 기록했다.
잠실이라는 거대한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절대 주눅들지 않는 풀스윙으로 당대를 풍미했던 타자 김동주, 그는 잠실에서만 총 131개의 홈런을 뽑아낸 잠실 홈런왕이었다.
어느덧 그가 프로에 데뷔한 지 17년이 지났다. 그리고 그는 이제 선수생활의 막바지에 와 있다. 뭐. 구단과 관계도 원활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사생활문제로 그에 대한 팬들의 시선이 싸늘한 것도 알고있다. 하지만 그가 이대로 떠밀려 은퇴하는 모습은 정말 아닌 것 같다.
최소한 아직도 열렬히 그를 응원하는 팬들이 많은 이상 최소한 작별인사를 나눌 시간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필자는 두산 베어스 팬도 아니고 특별히 김동주의 개인 팬도 아니지만 그래도 오랜시간동안 두산을 위해 헌신했고 또 국가대표로 한국야구 발전에 공헌한바도 큰 선수인만큼 마지막만큼은 그에 어울리는 자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이제는 다시 볼수 없는 김동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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