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따뜻한 봄소식과 함께 2015 한국프로야구(KBO리그)가 일제히 개막했다. 2015시즌은 1982년이후 34번째 열리는 시즌으로서 신생팀 "kt wiz"가 합류하면서 최초로 10구단 체제로 치뤄진다.
개막 첫날부터 여기저기 풍성한 볼거리가 쏟아졌지만 필자와 같은 LG 트윈스팬들은 우울한 월요일을 맞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낙담할 필요까진 없다.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승리의 노래"를 부를 기회는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남아있다.
<2015년에는 kt wiz가 새롭게 프로야구에 참여한다.>
야구(Baseball)경기에서 기본적으로 타자(Batter)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아마도 "안타"(Hit)를 만들어내는 능력일 것이다. 물론 포수(Catcher)와 같이 수비능력이 더 요구되는 포지션도 있지만 아무리 수비실력이 좋다고 해도 전혀 안타를 기대하기 힘든 선수라면 선뜻 기용되기는 힘들다. 반면 1번타자부터 9번타자까지 모두 홈런타자로 라인업을 채울 수 있다면야 더 없이 좋겠지만 이것은 만화에서나 가능한 상황이고 현실적으론 상대투수에 관계없이 일정비율 이상 안타를 기대할 수 있는 타선이라면 충분히 환상적인 라인업이라 할 수 있을것이다.
"안타"는 영어로는 "Hit"로 표시되는데 한자로는 "安打"라고 쓴다. 편안한 타구라.... 편안한 타구라면 "홈런"(Homerun)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경기를 바라보는 팬의 입장이고, 타자입장에서 안타란 "자신이 다음 베이스로 충분히 진루할 수 있을 정도의 편안한 타구"를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안타"란 단어는 "안전타격"의 준말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타자가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대략 2,000안타 이상은 기록해야 하지 않을까싶다. 그리고 캐리어 통산 3,000안타를 기록하면 명예의 전당 입성은 거의 확정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예외는 있다.) 그리고 오랜 MLB 역사속에서 4,000안타를 기록한 괴물이 딱 2명 있었다. 이제부터 각 리그의 초강력 "히트" 머신(Machine)들을 만나보기로 하자.
<피트 로즈의 별명은 "찰리 허슬"(Charlie Hustle)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신시내티 레즈 (Cincinnati Reds)의 빅 레드 머신 일원이었던 "피트 로즈"(Peter Rose) 이다. 1963년에 레즈에서 데뷔한 그는 24시즌동안 "4,256안타"를 기록했다.
피트 로즈는 데드볼 시대 이후 유일한 4,000안타 타자이면서 통산 17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될 정도의 슈퍼스타였지만 아쉽게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진 못했다. 왜냐하면 감독시절 최악의 도박스캔들에 연루되어 영구제명되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이면서 당시 신시내티 레즈의 감독이었던 피트 로즈의 도박스캔들은 당시 미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다만 레즈에서 달았던 그의 "No. 14"는 비공식적으로 영구결번되어 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고독한 늑대", 타이 콥>
MLB통산 최다안타 2위는 피트 로즈가 등장하기 전 24시즌동안 "4,189안타"를 기록한 선수로 통산 타율은 0.366이며, 무려 23년 연속 3할타율을 기록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Detroit Tigers)의 레전드, 고독한 늑대로 불리는 "타이 콥"(Ty Cobb)이다. 그는 통산 11번의 수위타자 자리에 올랐으며 꿈의 타율이라 불리는 4할 타율도 3번(1911, 1912, 1922)이나 기록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타이 콥 역시 감독시절(당시 선수겸 감독) 도박스캔들에 연루되었다. 하지만 최초 의혹을 제기했던 제보자가 청문회에 불참하는 바람에 최종 판결은 "혐의없음" 이다. 하지만 이일로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난 타이 콥은 타이거즈를 떠날수 밖에 없었고 "1928년" 통산 4,000안타를 달성하고 은퇴해버렸다. 이후 피트 로즈가 타이 콥의 기록을 경신한 것은 무려 58년이란 시간이 지난 "1986년"이었다.
<미-일통산 4,000안타를 달성한 후, 스즈치 이치로>
오릭스 블루웨이브(Orix Bluewave)에서 9년간 활약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시애틀 매리너스 (Seattle Mariners)에 입단한 "스즈키 이치로"(Ichiro Suzuki) 는 현재 MLB 통산 2,844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그가 1973년생 (만42세)이란 것을 감안하면 아마도 통산 3,000안타 달성시점이 그의 은퇴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치로가 일본에서 이미 1,278안타를 기록하고 미국에 왔다는 사실. 즉, 이미 이치로는 미-일 통산 "4,122안타"를 기록한 엄청난 "히트 머신"(Hit Machine)이다. 2015시즌 마이애미 말린스 (Miami Marlins)로 이적한 이치로가 예상대로 3,000안타를 달성한다면 그는 미-일 통산 "4,278안타"를 기록, 피트 로즈를 넘어 세계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안타를 친 타자가 될 것이다.
참고로 일본프로야구에서 4,000안타는 고사하고 통산 3,000안타를 기록한 선수도 딱 1명뿐이다.
<요미우리시절의 장 훈, 그는 어릴적 사고로 어쩔수 없이 왼손잡이가 되었다.>
일본프로야구(NPB) 역사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1959년에 데뷔하여 총 23년간 "3,085안타"를 기록한 "장 훈" (일본명 Isao Harimoto) 이다. 도에이 플라워즈에서 데뷔한 장 훈은 요미우리 자이언츠, 롯데 오리온즈등에서 활약했으며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한 3,000안타를 기록한 타자이다. 그는 통산 7번 수위타자에 올랐으며 18번 올스타에 선정되었고 1990년 일본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좌타자인 장 훈은 원래 오른손잡이였으나 유년시절 화상을 입어 어쩔 수 없이 왼손잡이가 되어야 했다. 타격은 그렇다쳐도 화상으로 심하게 일그러진 오른손은 글러브를 끼기도 힘들었지만 그는 그 고통을 극복하고 23년간 좌익수로 활약했다.
참고로 장 훈은 1982년 한국프로야구(KBO)가 창설되자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다수의 재일동포 야구선수들이 장 훈의 추천으로 고국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2007년 대한민국 정부는 장 훈의 그간의 공로를 인정하여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는데, 이로써 장 훈은 일본의 스포츠 선수중 대한민국 훈장을 받은 유일한 인물이 되었다.
<NPB 통산 최다경기 출장(3,017경기) 기록 보유자, 노무라 카츠야>
일본프로야구 통산 최다안타 2위는 1954년 데뷔하여 무려 26년간 활약하면서 통산 "2,901안타"를 기록한 난카이 호크스의 강타자 "노무라 카츠야" (Katsuya Nomura) 이다. 한가지 경악스러운 사실은 노무라 카츠야의 2,901안타가 26년간 포수(Catcher)로 활약하면서 나왔다는 것이다. 1972년부터는 아예 감독까지 겸직하면서 감독겸 포수겸 4번타자로 활약했다.
1965년 노무라 카츠야는 타격부문 3관왕(타율, 홈런, 타점) -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했는데 이는 포수로써 최초의 기록이었다. 참고로 메이저리그(MLB)에서 포수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적은 단 한번도 없으며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이만수 前 SK 와이번스 감독이 1984년 단 한번 달성한 적이 있다.
<2007년 6월9일, 양준혁은 KBO리그 사상 최초로 2,000안타를 기록했다.>
한국프로야구(KBO) 통산 최다안타 선수는 1993년 데뷔 후 18시즌동안 통산 "2,318안타"를 기록한 삼성 라이온즈의 "양준혁"이다. 데뷔때부터 삼성 라이온즈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양준혁은 단 한번도 1루에 걸어가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매사에 열정적인 선수였다.
양준혁이 통산 2,000안타를 돌파한 이후 전준호, 장성호, 이병규가 차례대로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야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양준혁이 활약했던 시기에 KBO리그가 지금처럼 최소 144경기 정도만 열렸어도 우리는 3,000안타 타자를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장성호는 2015시즌을 앞두고 kt wiz의 일원이 되었다.>
한국프로야구(KBO)의 현역 선수중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는 1996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데뷔하여 2015년 현재 20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kt 위즈의 "장성호"이다. 장성호는 현재 2,017경기에 출전하여 "2,072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양준혁과는 246안타 차이가 나는데 지난 2년간 롯데 자이언츠에서 꾸준히 출장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은퇴의 기로에 있던 장성호에게 또다시 도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신생팀 kt wiz로 이적한 것이다. kt 의 신진 선수들이 리그에 안착할때까지 장성호가 활약할 시간은 당분간 충분해 보이며 그가 예전의 "스나이퍼"로 돌아간다면 "양신"의 최다안타(2,318안타) 기록위에는 장성호의 이름이 새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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