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점"이란 타자가 타격을 통해 주자가 득점을 올렸을 때 타자에게 집계되는 기록이다. 영어로는 Run Batted In이라 하며, 흔히 약어인 RBI로 표시된다. 타점은 타율, 홈런과 더불어 타자능력을 표현하는 가장 오래된 지표중의 하나이며, 어떤 타자가 타율(AVG), 홈런(HR), 타점(RBI)부문에서 동시에 수위타자가 된 경우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했다고 말한다.
간혹 타점(RBI)과 득점(RUN)이 혼동되는 경우가 있는데 득점은 주자가 홈에 들어왔을때 주자에게 집계되는 기록이고 타점은 그러한 득점이 가능하게 한 타자에게 집계되는 기록이다. 만약 타자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홈런(Single Homerun)을 친 경우 타자에게는 타점과 득점이 모두 1점씩 기록되게 된다. 또한, 만루상황에서 볼넷(BB)이나 몸에맞는볼(HBP)을 통해 3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한 경우 - 흔히 "밀어내기" 또는 "밀리런"이라고 한다. - 에도 타자에게 타점이 기록된다. 하지만 병살타나 수비실책으로 득점이 된 경우에는 타자의 타격과 관계없는 득점이므로 타점이 기록되지 않는다.
오랜 기간동안 타점은 타자들의 클러치-히팅(Clutch-Hitting)능력. 즉, 찬스에 얼마나 강한 타자인지를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되었다. 아무리 많은 주자가 출루한다고 해도 결국 주자가 홈베이스를 터치해야 득점에 성공하는 것이며 삼진아웃(strikeout)이라는 룰이 있는 야구경기에서는 어떻게든 타자가 투수가 던진 공을 쳐야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설령 무사만루라는 절호의 찬스가 왔다고 해도 후속타자들이 모두 삼진아웃으로 물러난다면 주자가 득점에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타점은 그 꾸준한 실효성 논쟁에도 불구하고 타자의 주요 지표로 현재까지 자리잡고 있으며 통산 타점기록은 타자들의 명예의 전당 입성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도 한다. 또한 타점을 많이 올리는 선수는 찬스에 강한 타자로 간주되며 흔히들 "해결사"로 불리고 있다. 조금 어감이 부정적이기도 하지만 아래에서 각 리그의 대표적인 해결사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2012년부터 3년연속 타점왕에 오른 박병호, 물론 2015년에도 가장 유력한 타점왕 후보이다.>
행크 애런(Henry Louis "Hank" Aaron )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홈런왕 행크 애런이다. 1954년 빅리그에 데뷔한 행크 애런은 통산 23시즌동안 2,297타점을 기록한 해결사였으며 동시에 755개의 홈런을 기록한 슬러거였다. 1974년 그는 715번째 홈런을 기록하며 영원불멸의 기록으로 여겨졌던 베이브 루스의 통산 714홈런을 경신했으며 이후 40개의 홈런을 더 기록했다. 그리고 그의 홈런기록은 2007년 8월 배리 본즈에 의해 다시 경신되었다.
<행크 애런은 베이브 루스의 홈런기록에 가까워질수록 수많은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베이브 루스 (George Herman "Babe" Ruth)
행크 애런에 이은 또다른 해결사는 원조 홈런왕 베이브 루스. 그는 1914년부터 22시즌동안 통산 2,214타점을 기록했으며 통산 714홈런을 기록한 최고의 강타자이다. 1974년 행크 애런이 715홈런을 기록하기까지 그의 홈런기록은 영원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데드볼 시대의 종결자 베이브 루스, 그의 홈런으로 양키스 스타디움에는 구름관중이 몰려들게 되었다.>
핵 윌슨 (Lewis Robert "Hack" Wilson)
핵 윌슨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동안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린 선수이다. 그는 1930년 시카고 컵스에서 56홈런을 기록하는 와중에 무려 191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신장 168cm의 단신이었음에도 어린 시절부터 단련된 상체근육을 통하여 엄청난 괴력을 자랑하는 타자였으나 과도한 음주와 괴팍한 성정으로 선수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핵 윌슨의 체구는 마치 레슬링선수와 같이 단단해보인다.>
루 게릭(Lou Gehrig)과 행크 그린버그(Hank Greenberg)
핵 윌슨과 더불어 단일시즌 180타점이상을 기록한 해결사는 1931년의 루 게릭(185타점)과 1937년의 행크 그린버그(184타점) 이 3명뿐이다. 루 게릭은 뉴욕 양키즈에서만 17년간 1,995타점을 기록했으며 캐리어 대부분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활약한 행크 그린버그는 13년간 1,274타점을 기록했다.
<1930년대 대표적인 강타자였던 행크 그린버그는 1956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오 사다하루 (Sadaharu Oh)
일본프로야구(NPB) 통산 최다타점 기록 보유자는 일본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 오 사다하루이며 그는 통산 22시즌동안 2,170타점을 기록했다. 오 사다하루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슬러거이며 행크 애런이나 베이브 루스같은 홈런왕이었다. 외다리타법으로 유명했던 그의 통산 868홈런은 여전히 세계기록으로 남아있다.
<1984년 도쿄에서 홈런더비 대결을 펼친 행크 애런과 오 사다하루>
고즈루 마코토 (Makoto Kozuru)
일본프로야구에서 단일시즌 최다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1950년 센트럴리그 쇼치쿠 로빈스 (Shochiku Robins)에서 활약한 고즈루 마코토의 161타점이다. 그는 부드러운 타격폼과 찬스에 강한 모습으로 "일본의 조 디마지오"로 불린 초창기 일본프로야구의 인기스타였으며 통산 15년간 923타점을 기록했다.
<1950년 고즈루 마코토의 시즌 최다타점, 최다루타, 최다득점기록은 여전히 일본프로야구 신기록이다.>
오치아이 히로미쓰 (Hiromitsu Ochiai)
퍼시픽 리그에서 단일 시즌 최다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전 주니치 드래곤즈 감독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오치아이 히로미쓰가 1985년 기록한 146타점이다. 오치아이는 통산 20시즌동안 활약했으며 510홈런과 1,564타점을 기록했다.
<롯데 오리온즈 시절의 오치아이 히로미쓰>
양준혁
한국프로야구(KBO) 통산 최다타점은 역시 대부분의 통산 타격기록 보유자인 삼성 라이온즈의 "양신" 양준혁이 기록한 1,389타점이다. 양준혁은 통산 18시즌동안 2,135경기에 출전하여 2,318안타, 351홈런, 1,389타점을 기록했으며 이외에도 수많은 통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양준혁은 항상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많은 야구선수들의 귀감이 되고있다.>
이승엽
한국프로야구 단일시즌 최다타점 기록은 삼성 라이온즈의 또 한명의 대타자인 이승엽이 2003년도에 기록한 144타점이다. 현재까지도 현역으로 활동하며 전혀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이승엽은 통산 411홈런, 1,837안타, 1,278타점을 기록중이다. 물론 이 기록은 일본에서 활약한 9년간의 기록을 제외한 것이다.
<앳된 모습의 이승엽, 그는 여전히 삼성 라이온즈의 중심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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