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8월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평가되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강타자 타이 콥(Ty Cobb)은 약체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한 투수를 보고 흠뻑 반해버렸다. 그리고는 감독을 향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 투수를 데리고와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하지만 씨알도 안먹히는 얘기였고 그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타자 중 한명임에도 불구하고 월드시리즈 우승과는 끝내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가 지목한 멀대같은 키에 유난히 긴 팔을 가진 선수는 당시 워싱턴 세너터스(Washington Senators)의 루키였던 월터 존슨으로 그는 훗날 사이 영에 버금가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투수 중 한명이 된다.
<"빅 트레인" 월터 존슨>
"빅트레인(Big Train)"이란 별명의 가진 월터 존슨(Walter Perry Johnson) 은 1887년 미국 캔자스 출신으로 19세의 나이에 워싱턴 세너터스 (현 미네소타 트윈스 전신)에 입단한다. 그는 고교시절 한 게임 27삼진(15이닝)을 기록할 정도로 강력한 구위를 자랑했는데 날아오는 공에서 마치 기차같은 큰 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빅트레인" 이란 별명이 생겼다.
당시 그의 패스트볼은 약 147km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큰 키와 긴 팔을 가진 우완 사이드암 투수가 던지는 패스트볼은 당시 타자들이 공략하기에는 무리였다. (그의 공은 마치 3루에서 날아오는 것 같다고 한다.)
<월터 존슨은 당대 최고의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팬들에게 친절한 선수였다.>
<월터 존슨은 802경기에서 531 완투를 기록했고 417승 중 110번의 완봉승이 있다.>
월터 존슨은 이러한 강력한 직구를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21시즌간 802경기에 출전하여 5,914 1/3 이닝 417승 279패, ERA 2.17, 탈삼진 3,508 개를 기록하여 사이 영(Cy Young) 에 이어 통산 다승부분 2위에 올라있다. 유구한 야구 역사에서 통산 400승 이상을 달성한 투수는 한, 미, 일 통틀어 3명으로 MLB에서는 511승의 사이 영과 417승의 월터 존슨뿐이며 일본프로야구(NPB)에서는 통산 400승을 올린 재일동포 가네다 마사이치가 유일하다. 아쉽게도 한국프로야구(KBO)에는 400승은 커녕 300승 투수도 없다.
또한 월터 존슨은 통산 110 완봉승(Shut Out)이란 불멸의 기록의 주인공인데 이는 한, 미, 일 통틀어 유일한 세 자리수 완봉승이다. 110번의 완봉승 중 가장 피말리는 경기 중 하나인 1 : 0 완봉승이 무려 38승이며 반대인 0 : 1 완투패는 총 26번이 있었다. 이 두 기록 모두 메이저리그 기록이며 통산 110 완봉승과 함께 깨지지 힘든 기록으로 꼽히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당시 소속팀인 워싱턴 세너터스가 워낙 타선이 약한 팀이었기 때문. (그 역시 고독한 에이스였던가...)
완봉승(Shot out)에 관한 기록을 보면 MLB 통산 최다완봉승 2위는 피트 알렉산더(Pete Alexander)의 90 완봉승이고 3위는 크리스티 매튜슨(Christy Mathewson)의 79 완봉승이다.
일본프로야구(NPB)의 통산 최다완봉승은 NPB 최초의 300승 투수인 러시아 출신 투수 빅토르 스타루힌(Victor Starffin) 의 83 완봉승이며 그 뒤는 400승 투수인 가네다 마사이치가 기록한 82 완봉승이다. 가네다 마사이치의 기록은 벌써 몇번을 소개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만큼 당시 그의 투구가 얼마나 압도적이었는 짐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프로야구(KBO)의 역대 최다완봉승은 선동열의 29완봉승인데 MLB와 NPB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기록이다. (선동열이 선발투수로만 계속 나왔다면....)
<일본 최초의 300승 투수, 빅토르 스타루힌은 러시아계 일본인으로 일본명은 스다 히로시이다.>
이렇듯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한 눈부신 활약으로 그는 통산3번의 트리플크라운, 6번의 다승왕과 12번의 탈삼진왕, 그리고 2번의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되었고 타이 콥과는 달리 1924년 월드시리즈 우승반지까지 획득했다. 21시즌간 20승 이상을 달성한 시즌이 총12번이었으며 1910년부터는 10년 연속 20승을 달성했다. (특히, 1912년 33승, 1913년은 36승을 기록했다.)
통산 탈삼진은 3,508삼진인데 그는 당시 최초로 3,000 탈삼진을 기록한 선수였으며 현재는 역대 탈삼진 9위에 랭크되어 있다. 현재 통산 탈삼진 1위는 놀란 라이언(Nolan Ryan)의 5,714개. 2위는 며칠전 첫턴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빅 유닛" 랜디 존슨 (Randy Johnson)의 4,875개 이다.
<애리조나 시절 "빅 유닛" 랜디 존슨의 위력적인 투구>
1936년 미국야구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이 건립되고 최초로 헌액자를 선정하는 투표에서 득표율 83.63%를 얻은 월터 존슨은 타이 콥,베이브 루스, 호너스 와그너, 크리스티 매튜슨과 함께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최초의 5인이 되었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월터 존슨>
당시 야구선수들은 다소 무법자 기질에 안하무인 성격인 경우가 많았는데 월터 존슨은 이와중에 매우 겸손하며 친절한 선수였고 따라서, 그의 주변엔 항상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입장권을 부탁하는 사람도 무척 많았는데 이를 거절하지 못해서 항상 표를 구하느라 쩔쩔맸다고 ... (만약 타이 콥이나 베이브 루스에게 표를 부탁한다면.....)
1927년 월터 존슨은 자신이 처음 데뷔했던 팀인 워싱턴 세너터스에서 21년간의 위대한 선수생활을 마감했으며 은퇴 후에는 워싱턴 세너터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감독으로 계속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다.
<클리블랜드 감독시절 월터 존슨, 왼쪽에는 레드삭스의 조 크로닌>
처음 그의 공을 접했을때
공포 그 자체였고 전혀 건드릴 수 없었다.
우리는 곧 야구역사상 최고의 어깨를 가진 선수를
만났음을 깨달았다.
-타이 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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