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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Story/The Player

전인미답의 40-40클럽에 도전하는 남자, 에릭 테임즈

야구경기에서 "20-20클럽"이란 어떤 선수가 한 시즌에 20개의 홈런(Home Run)과 20개의 도루(Stolen Base)를 동시에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한 시즌에 20개의 홈런을 기록할 정도의 강타자가 20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주력도 뛰어남을 의미하므로 그만큼 잘치고 잘달리는, 호타준족 (好打駿足)인 선수를 나타내는 지표일 것이다. 

 

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KBO리그)에서는 1989년 해태 타이거즈의 "김성한"이 26홈런-32도루를 기록하면서 최초로 20-20클럽을 달성했으며 1996년 현대 유니콘스의 신인 "박재홍"이 30홈런-36도루를 기록하면서 리그 최초로 "30-30클럽"을 달성한바 있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30-30클럽을 달성했던 박재홍, 출처 : 일간스포츠>

 

 

 

이후 팀당 경기수가 증가하면서 20-20클럽 달성자는 꾸준히 등장했지만 30-30클럽은 올시즌 전까지 박재홍(1996년, 1998년, 2000년), 이종범(1997년), 이병규(1999년), 제이 데이비스(1999년), 홍현우(1999년) 등 단 5명만이 달성했으며, 2000년 박재홍이 개인통산 3번째 30-30클럽을 달성한 이후로는 그 어떤 타자도 30-30클럽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2015년 NC 다이노스의 강타자인 "에릭 테임즈" (Eric Allyn Thames)가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이 30-30클럽을 15년만에 달성했으며 계속해서 아무도 접근하지 못했던 40-40클럽이란 위대한 기록의 달성을 위해 현재 순항하고 있다. 당연히 "40-40클럽"이란 한 시즌 40개의 홈런과 40개의 도루를 동시에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40-40"클럽에 도전하고 있는 에릭 테임즈, 출처 : NC 다이노스>

 

 

 

"40-40클럽"은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한국프로야구(KBO리그)는 물론이거니와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그 누구도 넘어서지 못한 대기록이다. 100년을 훌쩍 넘기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40-40클럽을 달성한 선수는 단 4명뿐으로 1988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호세 칸세코"(42홈런-40도루), 1996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42홈런-46도루), 1998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42홈런-40도루), 2005년 워싱턴 내셔널스의 "알폰소 소리아노"(46홈런-41도루)가 그 주인공들이다.

 

명단을 보면 짐작이 가겠지만 그 오랜 역사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40-40클럽 달성자들이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갑자기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알폰소 소리아노를 제외하곤 모두 약물복용자들이다. 당연히 금지약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후부터는 다시 40-40클럽 달성자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약물의 시대가 지난 뒤 사라져버린 40-40클럽 달성자가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 멀고먼 대한민국 KBO리그에서 나타나기 직전인 셈이다.

<MLB 역사상 최초로 40-40클럽을 달성했던 호세 칸세코>

 

 

 

2014년 NC 다이노스에 입단하면서 KBO리그에 등장한 에릭 테임즈는 1986년 11월생(만29세)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출신이다. 미국에서도 꽤나 주목받던 유망주였기에 그는 KBO행 소식이 전해질때부터 많은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2014년 나성범, 이호준과 함께 NC 다이노스의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하면서 다이노스의 돌풍을 일으켰던 테임즈는 그해 443타수 152안타, 37홈런, 121타점, 11도루를 기록했으며 타율(AVG) 0.343, 출루율(OBP) 0.422, 장타율(SLG) 0.688 등 도루를 제외한 전 공격부문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5시즌 더욱 더 무시무시한 타자가 되어버린 테임즈는 현재까지 422타수 160안타, 41홈런, 123타점, 36도루, 타율(AVG) 0.379, 출루율(OBP) 0.495, 장타율(SLG) 0.787을 기록, OPS 수치가 1.282에 이를 정도로 더욱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과 다른 점은 11개에 불과했던 도루 갯수가 2015시즌에는 36개로 증가했다는 것 정도.

 

<2015시즌 테임즈는 주력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 NC 다이노스>

 

 

잘 칠뿐만 아니라 잘 달리기까지 한 테임즈는 4월 9일 대 기아 타이거즈전과 8월 11일 대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싸이클링 히트" (Cycling Hit 혹은 Hitting for the cycle)를 기록하여 이미 KBO 역사상 한시즌 2번의 싸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라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또한 테임즈는 타율(1위), 홈런(3위), 타점(2위)부문 모두 상위권에 랭크되어 타격부문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까지 노리고 있으며 앞으로 4개의 도루만 더 추가하면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40-40클럽 달성자가 될 것이다. 

 

테임즈의 소속팀인 NC 다이노스는 현재 16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며 앞으로 그를 상대하는 팀은 그와 승부할 것인지 거를 것인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승부하자니 그의 홈런이 두렵고 그냥 거르자니 40-40클럽이란 위대한 기록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기때문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상대팀의 집중견제에도 불구하고 그가 과연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40-40클럽 달성이란 전인미답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 시즌 막바지에 다다른 KBO리그지만 여전히 눈을 떼기 힘들정도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그와 승부할 것인가? 상대팀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것이다. 출처 : NC 다이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