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LG Twins 명경기 <1>
2014년 7월 28일(월) 대 롯데전 5 : 3 승리
감동과 환희의 2014년은 이미 지나갔지만 LG 트윈스가 보여준 저력과 팬들의 열정은 여전히 강한 여운으로 남아있다. 시즌 초반 예기치못한 부진으로 김기태 감독이 퇴진하면서 팀은 꼴찌에서 허우적거렸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부임한 양상문 감독이 차근차근 팀을 정비하여 끝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혹자는 우주의 기운이 LG를 도왔다하지만 야구에 그런게 어디있는가? 2014시즌 LG 트윈스의 선전은 우주의 기운따위가 아닌 양상문 감독이하 전 선수단이 불굴의 노력으로 일구어낸 것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야구장을 찾아 선수들과 함께한 팬들의 열정이 함께했기 때문일 것이다.
꼴찌에서 4위까지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기에 매 경기 안 중요한 경기가 없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10 경기를 차분히 되돌아보고자 한다.
<닥치고 무적LG>
<출처 : koreabaseball.com>
LG팬들에게 2014시즌 가장 짜릿한 순간은 아마도 정의윤 선수가 역전 쓰리런 홈런을 친 순간일 것이다. 올시즌 LG 트윈스의 명경기 중 가장 빛나는 경기로 주저하지 않고 7월 28일(월) 대 롯데와의 경기를 선택했다.
일단 기억이 가물가물한 분들을 위한 하이라이트...
2014년 7월 28일(월) 롯데 : LG 하이라이트
http://tvpot.daum.net/v/va3ecUyuUFuZC8ihxxyxCrZ
1. 시리즈 전 팀 순위
<출처 : koreabaseball.com>
짧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치고 시작한 후반기. 전반기 이미 멀찌감치 앞서나간 삼성, 넥센, NC를 제외한 나머지 4강 한자리 티켓을 놓고 이를 지키려는 롯데와 뺐으려는 나머지 5개팀들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던 시기였다.
광주에서 KIA를 상대로 1패 후 2승을 거두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잠실로 돌아온 LG와는 달리 롯데는 홈인 사직에서 삼성에게 3연패를 당한 후였다. 김시진 감독은 전반기 막판 LG의 상승세가 못내 걸렸는지 좌완에이스인 장원준의 등판을 LG전으로 미룬 상태였다. (전반기 롯데는 승패와 관계없이 LG를 만나면 경기가 잘 풀리지않았다.)
어차피 상위 3팀과의 격차가 큰 만큼 치고 올라가는 것보다 4강 경쟁자를 하나라도 줄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 듯. 사실 냉정하고 현실적인 판단이었지만 변덕스러운 날씨때문에 시작부터 꼬이게 된다.
2. 7월25일(금) 롯데 : LG 시리즈 1차전 (우천취소)
홈에서 속절없이 3연패를 당하는 와중에도 아껴두었던 장원준 카드는 난데없이 쏟아진 폭우와 함께 떠내려갔다. 이날 롯데는 전준우의 쓰리런 홈런을 시작으로 초반부터 타격이 폭발하여 4회에 이미 9 : 1로 앞선 상황. 게다가 이날 경기에서 손아섭 선수가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엔트리에서 빠지는 바람에 1승이 날아가 버린 것은 둘째치고 향후 경기운영 자체가 크게 꼬여버렸다.
<적시타를 쳤으나 표정이 굳어버린 최준석>
3. 7월 28일 (월) 롯데 : LG 시리즈 3차전
지난 금요일 다 이긴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는 바람에 롯데쪽에 무언가 꼬이는 느낌이 강했지만 27일 (일) 경기에서 연장 11회 터진 황재균의 홈런으로 신승하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의 균형을 이룬 상태. 금요일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가 바로 월요일에 열렸다. 우천으로 1게임 벌었지만 전날 스나이더의 대삽질로 다 이긴 경기를 놓친 LG로서는 이날 반드시 승리해야 롯데와의 승차를 2.5 게임으로 줄일 수 있었다.
드디어 경기시작. 선발투수는 신정락과 크리스 옥스프링 (Chris Oxspring). 시리즈 내내 롯데의 선발진은 다소 넓어진 존을 구석구석 공략했고 이날 옥스프링도 마찬가지였다. 강민호는 심판의 S-존 한계선을 집요하게 공략했으며 포수가 미트를 대는 곳으로 어김없이 공을 빨려들어갔다. (흠... 오늘 점수를 낼 수는 있을런지..)
반면 엘지는 초반 신정락이 다소 흔들리면서 3점을 내준 상황. 하지만 롯데의 불펜진이 예전같지 않은 것 같아 후반에 한번의 기회정도는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 기회는 7회 옥스프링이 물러난 다음에 찾아왔다. 6회까지 산발 7안타를 허용하는 가운데 위기때마다 뛰어난 제구로 무실점 피칭을 하던 옥스프링이 다소 흔들리자 김시진 감독은 어쩔 수없이 투수교체를 감행한 것. (이미 옥스프링의 투구수는 117개에 다다른 상태였다.)
드디어 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LG의 반격은 시작되었고 2사 주자 2, 3루의 찬스에서 터진 박용택의 2타점 적시타로 스코어는 3:2, 바짝 롯데를 추격하게 되었다.
<적시타 후의 박용택>
바로 전 순간 정성훈의 1,2루간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걷어낸 2루수 박준서의 수비가 다소 아쉬웠다. 그는 이날 오랫만에 2루수로 출전하여 앞서 2번의 호수비를 보여줬지만 3번째는 그렇지 못했다.
<박용택의 타구를 놓친 후 아쉬워하는 박준서>
적시타를 허용한 이명우가 다음 타자 이병규를 다시 볼넷으로 내보내자 김시진 감독은 우타자인 정의윤 타석에 다시 투수교체를 감행했다. 그리고 바뀐 투수 김성배의 초구가 가운데로 몰렸다 싶은 순간 정의윤의 스윙이 번쩍이며 돌아갔고, 정의윤이 친 공은 잠실의 좌중간으로 까마득하게 날아갔다.
<스윙 순간, 그는 바뀐 투수의 초구를 공략했다.>
아!!! 다시 한번 정의윤의 역전 3점 홈런을 감상해보자. 역시나 거포 유망주(?)는 누가 뭐라해도 언젠간 팀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
정의윤의 역전쓰리런 홈런영상
http://tvpot.daum.net/v/v9e4dBG8imTvTTLO8vEOjiE
이날 게임이 참 공교로운 것이 LG는 계속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조쉬 벨 (Joshua Bell) 을 내보내고 대신 외야수 브래드 스나이더(Bradley Michael Snyder)를 영입했는데 이때문에 정의윤은 입지가 상당히 줄었던 상황. 이날 선발도 스나이더였는데 갑자기 그가 허벅지 통증으로 물러나면서 간신히 대수비로 출전한 선수가 바로 정의윤이었다.
토요일 경기에서도 끈질긴 승부끝에 볼넷을 얻어내면서 역전의 발판을 놓았던 그는 이날 경기에서도 자신이 왜 LG 트윈스에 꼭 필요한 선수인지를 단 한번의 스윙으로 증명했고 더불어 팀도 살렸다.
<인터뷰 중 팬들의 환호에 답례하는 정의윤, 잘 생겼다.>
이후 스나이더가 부상등이 겹쳐 계속 부진하자 정의윤에게 기회가 다시 돌아갔지만 뭐 그 기회를 살리진 못했다. (그래도, 괜찮아...) 하지만 그의 이날 홈런은 2014년 LG트윈스를 수렁에서 건져올린 최고의 한방이었으며 그 역시 미스터 LG가 될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홈런이었다.
이 경기의 승리투수는 0 : 3 으로 지고있는 상황에 등판하여 씩씩한 투구를 보여준 신동훈으로 그의 1군 데뷔 후 첫 승리였다.
<데뷔 첫 승을 올린 신동훈 투수>
이 경기의 승리로 LG 트윈스는 후반기 기아, 롯데로 이어진 3연전을 모두 위닝시리즈로 가져왔고 4위였던 롯데와의 승차는 2,5게임차, 이날 경기가 없던 6위 KIA에는 승차없이 바짝 따라붙어 본격적인 4강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다.
<역전홈런 후 환호하는 엘지팬들, 정의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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